쉼터/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

3. 말씀을 붙들며 기다립니다

w.j.lee 2024. 11. 13. 08:35

말씀을 붙들며 기다립니다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시 25:5).


"하나님이 당신을 도우실 거예요. 반드시." 

아침 일찍 아내와 나는 테라스에 앉아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침마다 함께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 하는 시간은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내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 오랜 기다림에 나는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기진맥진해 있었다.

그냥 조금 피곤 해서 쉼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냥 조금 지쳐서 격려 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

 

테라스에 앉아서 나는 아내에게 깊은 절망감을 털어놓 았다. 

방향을 잃은 기분이었다.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 다. 

“정말 힘이 빠지네요. 아니, 절망스러워요. 여보, 어떻 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오랜 기다림에 무너져 내렸다.

 

아내는 공감 어린 표정으로 조용히 듣고 나서 내가 믿 는 몇 가지 성경의 진리를 부드러운 음성으로 상기시켰다. 

아내는 내가 알고 있지만 오랜 기다림으로 잊어버렸던 진리들을 분명하게 말해 주었다.

그러고 나서 내게 꼭 필요한 격려의 말로 조언을 마무리했다.

“하나님이 당신을 도우실 거예요. 반드시."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아내의 말, 그리고 믿음은 내 영혼에 용기를 불어넣었다. 

아내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관한 약속으로 나를 격려했다.

물론 하나님이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해주시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은 다음 글에서 이 점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에게 계속해서 복을 주실 줄 확신할 수 있다. 

하나님은 받은 만큼만 주시는 분이 아니다. 

그분이 이미 우리에게 주신 것은 더 많은 것을 주신다는 증거다. 

우리가 아직 받지 못한 것도 우리가 이미 받은 것만큼이나 확실하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 조용히 기다리자...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지만,

하나님께 대해 우리는 "그분의 긍휼하심은 더없이 확실하고 영원 하니"라고 찬양한다.

 

즉효 약은 아니었다.

내 앞에 놓인 난관은 여전히 지극히 실질적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에 관한 진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해주는 말이 내게 절실히 필요했다.

그날 선룸에서 대화한 뒤 절망의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내 생각이 다시 성경의 진리로 향하고 내 마음이 그 진리와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아내와의 대화 덕분에 믿음의 한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하나님이 "자기를 앙망하는 (기다리는) 자를 위하여 이런 일을 행한다고 말씀하셨기 때 문에(사 64:4) 나는 그분에 관해 아는 진리만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기다릴 수 있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계속해서 되새겼다.

 

아내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말이 새로운 여행의 출발점이었다.

나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와 그분의 약속만을 바라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모르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하나님에 관해 아는 진리를 의식적으로 선포하기 시작 했다.

그렇다고 모든 난관이나 불안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삶의 공백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오히려 더 많은 시련이 닥쳤다.

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얻었고, 지금도 그 교훈을 마음에 더욱 새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다림은 내 삶에 관해 모를 때 하나님에 관해 아는 진리에 따라 살 것을 요구한다.


출처 :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마크 브로갑 지음, 두란노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