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기다릴 것인가
이 책은 '인생의 공백들'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성경이 어떻게 하나님에 대한 기다림으로 그 불확실성의 공백들을 채우라고 명령하는지를 탐구한 책이다.
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은 성경 곳곳에서 발견되는 오래 된 개념이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기 쉽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을 '구식'으로 치부하기 쉽다.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진지했던 옛 시대의 영적 주제쯤으로 여기기 쉽다.
나아가 사람들은 대부분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의 공백들을 고작 참고 견뎌야 할 것 정도로 여긴다.
여기에 스트레스나 고통이나 긴 시간이 더해지면 어떤 느낌일지 짐작이 갈 것이다.
우리는 예배로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면서 평안을 경험하기보다는 두려움이나 불안, 좌절감, 분노로 인생의 공백들을 채우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으로 본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아니, 지금도 그렇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기다림 혐오증
저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서 쓴 책들이 있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이 안의 내용이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기다리는 것을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기다림을 질색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지 않은가?" 물론 그렇기는 하다.
하지 만 내가 기다리지 못한다는 말은 그야말로 완전히 못한다는 뜻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 문제와 씨름해 왔다.
내 이름에서 성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자.
발음 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쉽다.
내 성인 '브로갑'(Vroegop)은 네덜란드어다.
아마 당신은 네덜란드의 성이 대부분 실생활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800 년대에 나폴레옹이 우리 선조들에게 각자 성을 선택하게 했기 때문이다.
어떤 집안들은 자신의 일과 관련한 성을 선택했다.
네덜란드에서 스훈마커르(Shoenmaker, 구두장이)와 바커르(Bakker, 제빵사), 메이어르(Meijer, 집사)가 그런 성이다.
특정 장소를 가문의 성으로 삼은 이들도 있다.
판 데르 메이르(Van der Meer, 호수에서)나 부가드(Boogaard, 과수원에서), 판데르 몰런(Vander Molen, 방앗간에서) 같은 성이 그런 경우다.
그렇다면 나의 성은 어떤 의미일까?
브로갑(Vvroegop)은 문자적으로 '일찍 일어난다'(early up)라는 뜻이다.
지금 생각 해도 웃음이 나온다. 생각해 보라.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성을 무엇으로 정할지 고민하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성으로 삼기로 했다.
우리 조상들은 '낮잠'이나 '느린' 혹은 '안식일을 준수하는 자'나 '잠꾸러기'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의 성과 그 의미는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 나는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다.
어릴 적에 부모님이 늘 일찍 일어나는 것과 생산적으로 활동하는 것과 자기절제를 강 조하셨던 기억이 난다.
우리 어머니는 수시로 내게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거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태도가 내 정체성의 일부다.
기다리지 않는 것이 곧 나의 성이다.
내 성격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철저한 행동파다.
나는 노력해서 뭔가를 이루는 것을 좋아한다.
뭐든 제대로 하고 망가진 것을 고치기를 좋아한다.
성격 테스트를 하면 십중팔구 나는 스트렝스파인더(Strengths Finder, 갤럽에서 만든 강점 찾기 테스트)에서 행동(Activator) 재능이 있는 것으로 나오고 에니어그램(Enneagram)에서는 유형 1인 개혁가로 나올 것이다.
DISC 성격 유형 검사에서도 분명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내게는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거의 다 지우고 난 뒤의 휴일이 가장 꿀맛이다.
나는 일을 할 때 에너지가 넘치며, 생산성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30년 전 프랭클린 플래너(Franklin Planner) 세미나에 참석 했을 때 남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개념에 깊이 매료 되었다.
첫 직장에서 한 기독교 대학교 부총장이 내게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일을 처리한 것에 대해 칭찬 했던 일을 결코 잊지 못한다.
만약 내가 조용히 앉아서 공상에 빠져 있거나 그의 비서와 잡담을 했다면 그의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여러 가지 일을 열심히 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렇게 할 때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신학교 교육을 받고 목회를 하면서 나의 기 다림 혐오증은 더 심해졌다.
나는 '인생 관리'(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눅 12:48)와 '시간 절약'(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엡 5:16)에 관 한성경 구절들에 끌렸다.
끝없이 몰려오는 일들 때문에 내 목회는 '5단 기어로 질주했다.
어느 저명한 리더와 청교도가 하루에 네 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이 쉴 새 없이 일하기 위한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의 《삶을 허비하지 말라》 (Don't Waste Your Life)를 읽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영광스럽게 산다는 신학적 비전에 깊이 공감했다.
그때 나도 삶을 허비하지 않겠노라 굳게 결심했다.
하지만 내 삶을 허비하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다른 뭔가를 낭비하고 말았다.
바로 나의 기다림을 낭비했다.
지난 몇 년 사이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에 관한 내 생각과 실천이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히 깨달았다.
단 몇 개월이면 끝날 줄로만 알았던 글로벌 팬데믹이 2년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문화적 분열과 교회 안의 논쟁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다.
그때만큼 삶 속의 거대한 공백들을 절실히 느낀 적은 없다.
항상 무기력감을 느꼈다.
과도하게 일하고 과도하게 생각하고 과도하게 계획했던 옛 방식이 통하지 않자, 나는 이 불확실성의 골짜기를 불안과 두려움과 좌절 감으로 채웠다.
나는 슬픔을 표출하는 법은 알았지만 이 극심한 긴장 속에서 하나님을 기다리는 법은 몰랐다.
나는 내 기다림을 낭비하는 행동을 멈추어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한다.
이 책의 목적
이 여행이 지금쯤 끝났다면 좋겠지만 이제 겨우 출발한 느낌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고려해야 할 공백들이 많다.
인생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아마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혹시 당신이 이 책을 집은 것은 기다림의 기간에 있기 때문인가?
경력이나 연애, 결혼, 임신, 건강, 관계, 갈등과 관련해서 기다리는 중인가?
사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므로 우리가 기다리는 이유는 이 외에도 수없이 많다.
기다림 속에서 좌절감이나 불안, 낮은 수준의 분노, 걱정, 냉 소주의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가?
그런 상황을 바꾸고 싶은가?
기다림을 남들보다 잘 못해서 어떻게 하면 이 영역에서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인가?
혹은 곧 다가올 시기를 위해 하나님이 당신을 준비시키고 계실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책이 그 시기를 준비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수 있다.
어떤 경우든 이 주제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잘한 일이다.
모든 사람이 기다림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내가 볼 때 우리는 기다림을 그리 잘하지 못한다.
이 책의 목적은 당신이 기다림을 더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 목표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풀어내는 것이다.
"하 나님을 기다리는 것은 당신의 삶에 관해서 모를 때 그분에 관해서 아는 진리에 따라 사는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쯤 더 이상 당신의 기다림을 낭비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기다림을 구속적이고 유익한 것으로 보게 되 기를 바란다.
우리는 어떻게 기다리는가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기다릴 때가 온다고 전제한다.
문제는 이것이다.
하나님을 어떻게 기다려야 변화와 평안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나와 함께 계속해서 여행하면 알게 되겠지만, 기다림은 구약과 신약에서 계속 나타나는 주제이다.
아마 기다림에 관해 가장 잘 알려진 성경 구절은 이사야서 40장일 것이다.
이 구절은 하나님이 국가적인 불확실성과 개인적인 고통을 마주한 그분의 백성에게 주신 약속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자신들을 잊어서 회복의 소망이 없을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사야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를 상기시키고, 새 힘에 관한 약속을 제시한다.
야곱아 어찌하여 네가 말하며 이스라엘아 네가 이르기를 내 길은 여호와께 숨겨졌으며 내 송사는 내 하나님에 게서 벗어난다 하느냐
너는 알지 못하였느냐 듣지 못하 였느냐 영원하신 하나님 여호와, 땅 끝까지 창조하신 이 는 피곤하지 않으시며 곤비하지 않으시며 명철이 한이 없으시며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 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쓰러지되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사 40:27-31).
이 얼마나 놀라운 약속인가!
나는 이 성경적 비전을 이해하고 품고 싶다.
나는 이 구절에서 약속된 능력과 힘과 지구력을 갈망한다.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기다림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몹시 싫고 괴롭다.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하나님을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기다 릴지 말지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기다림을 경험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다림의 '방식'이다.
각 장은 기다림의 방식들 중 하나를 다룬다.
자, 하나님을 어떻게 기다릴 것인가?
묵묵히 : 기다림은 힘들다
자주 : 기다림은 흔하다
말씀을 붙들며 : 기다림은 성경적이다
인내로 : 기다림은 느리다
적극적으로 : 기다림은 명령이다
함께 : 기다림은 관계적이다
기다림은 단순히 인간 삶의 일부가 아니라 기독교의 핵 심적인 것이다.
이것이 구약과 신약에서 기다림에 관해 그 토록 자주 이야기하는 이유다.
고난과 십자가를 포함한 많은 것이 그렇듯, 하나님은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것을 변화시키고자 하신다.
이것도 성경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다리라고 명령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기다림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다림이 쉽다는 뜻은 아니다.
인생은 공백들로 가득하다.
기다려야 할 순간이나 시기가 많다.
그런데 조심하고 신중하지 않으면 영적으로 무익 한 반응으로 그 공백들을 채우게 될 수 있다.
이어지는 페이지들에서 당신은 하나님에 관한 진리들로 인생의 공백들 을 채우는 법을 발견할 것이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법을 배 우게 될 것이다.
나아가 전형적인 유혹들을 떨쳐내고 예배로 불확실한 시기를 뚫고 나가는 법을 배울 것이다.
기다림을 단순한 지체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이 여행을 통해 하나님을 기다릴 때 찾아오는 뜻밖의 위안과 평안을 함 께 발견해 보자.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기다림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함께 배워 보자.
기다리는 법을 배우려는 이들을 위한 질문
1. 기다림에 대한 당신의 기질과 태도는 무엇인가?
2. 이 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해 보라.
3. 어떤 교훈을 배우거나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은가?
4. 하나님을 잘 기다렸던 시기를 묘사해 보라. 그렇지 않았던 시기는 어떠했는가?
5. 하나님을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갈망을 표현한 기도 문을 써보라.
출처 :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마크 브로갑 지음, 두란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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