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제 3부 중간사 시대의 유대 문헌

제15장 위경문학에 대한 서론

w.j.lee 2023. 5. 9. 13:32

제15장 위경문학에 대한 서론

 

외경과 동시대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위경(혹은 가경, the pseude- pigrapha)으로 알려진 한 그룹의 저작들이 존재했다.

이 문헌들은 B.C. 200년부터 A.D. 200년 사이에 저술된 것으로 믿어진다.

로마 가톨릭의 성경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외경을 “2차적 정경"(deutero- cannonical books of Scripture)이라고 말하면서 개신교와 유대교 학자들이 “위경”이라 부르는 문헌의 그룹에 “외경"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토레이 교수는 “외경"과 "위경”이란 용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며 그 사용을 반대하면서 대신에 경전의 두 구분을 제안하였다.

즉, 교회가 정경으로 인정하는 부류와 정경에 포함되지 않고 초대교회가 “경외서" (the outside book)라고 칭하였던 책들이다.

토레이는 그의 저서인 『외경문학』(The Apocryphal Literature)에서 외경과 위경을 "경외서"란 명칭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중간사 시대에 관한 많은 책들이 "외경"과 "위경”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만큼 여기서도 이를 따르도록 한다.

 

위경이란 오랜 과거에 성경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잘못 판정되고 성경이 기록된 시기의 것으로 잘못 인정된 책들이며, 

따라서 그릇된, 혹은 거짓된 문헌들이다. 

이 책들은 고대 교회에서 결코 정경으로 용인된 적이 없었다.

밀러(H. S. Miller)는 위경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이 저작들이 독자를 속이려고 의도하였었는지 아닌지에 대하여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저자들은 유대교가 외세와 투쟁을 하거나 그 밑에서 고역을 겪고 있을 어두운 시대에 교훈이나 위로나 경고의 필요를 깨달았고,

어떤 유명한 인물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초기 유대역사에 있었던 어떤 유명한 사건을 언급함으로써 세인들의 주의를 끌고 그들의 목적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경건한 사람들이었음을 의심할 수 없다.

 

위경 가운데는 다양한 문학적 쟝르, 즉 묵시록들, 설화책들, 시서들, 교훈서들과 같은 것들이 수록되어 있다.

위경 중에서 가장 유명 한 책들은 묵시성을 강조한 것들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책들은 다음 과 같다.

(1)에녹서(The Book of Enoch),

(2) 에녹의 비밀(The Secrets of Enoch),

(3) 바룩 묵시록 (The Apocalypse of Baruch),

(4) 바룩의 부록(The Rest of the Words of Baruch),

(5) 모세의 승천서 (The Assumption of Moses),

(6) 모세 계시록(A Revelation of Moses),

(7) 예레미야 예언서(Prophecy of Jeremiah),

(8) 이사야의 승천서(Ascen sion of Isaiah),

(9) 엘리야 묵시록(Apocalypse of Elijah),

(10) 스바냐 묵시록(Apocalypse of Zephaniah),

(11) 에스드라 묵시록(Apocalypse of Esdra),

(12) 무녀의 신탁서(Sibylline Oracles).

이 책들은 히브리어나 아람어로 기록되었으리라고 추정되지만 헬라어와 수리아어, 콥틱어, 에디오피아어, 라틴어, 슬라브어의 번역본들로 전해진다.

 

묵시문학은 특히 기원전 두 세기 동안 유대인 사이에서 발달된 특 별한 쟝르에 속한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문학양식은 아니다. 

왜냐하면 요엘 (2:28~32), 이사야(24~27, 34~35, 65-66장), 에스겔 (38 ~39 40~48장), 스가랴 (1~6장), 다니엘과 같은 구약의 일부도 묵시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 혹은 묵시록 역시 이 문학부류에 속하며 신약에서는 이러한 문학양식의 유일한 대표자이다.

 

"apocalypse"란 명칭은 계시를 말하는 헬라어 명칭이며 예언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들의 저자들은 자신의 사상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직접적인 환상,

즉 성령과의 교통이나 천사를 통한 교통,

또는 이따금 천사의 중재를 통하여 자신들에게 계시된 것만을 언 급한다고 생각되었다.

 

다니엘서는 그 뒤의 모든 묵시문학가들의 중요한 모델이었다고 믿어진다.

묵시문학은 환란날에 유대인들을 위로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그의 목적이 성취될 것을 보여주고자 기록되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되고 있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B.C. 175~164)의 박해는 이런 유형의 문학이 실제로 기록되게 하였다.

비록 마카비 일가가 이룩한 승리들이 얼마 정도의 구원이 되었을지라도 그들은 견디지 못하였다.

로마인과 헤로디안 왕조의 압제는 용기를 잃게 하였으며, 영감어린 예언이 들리지 않았고, 미래가 불길해보였다.

따라서 위경의 현저한 목적은 소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묵시문학 가운 데는 밝은 미래와 메시야의 도래, 메시야 왕국의 설립에 관한 많은 환상들이 담겨 있다.

 

종말론이 위경문헌 가운데 특출하며, 개인 영혼의 불멸과 심판날, 현세계의 멸망 뒤에 오는 새 세계가 강조되고 있다. 

묵시문학에서 지배적인 초점은 개인과 국가라는 양면에서 겪는 고난의 문제이다.

묵시문학에 있어서 특별히 국가적인 욥의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된다.

적당한 계기만 있으면 백성들은 묻고 있었다.

왜 주변의 이방인 보다 더욱 의로운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 고난을 당하며 반면에 그들은 번영을 누리는가?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오래 계속되려는가?

 

구약의 선지서들에서 한 가지 해결책이 약속되었는데 그것은 공의로 그의 백성을 다스리시고, 열방을 정복하며, 번영을 가져다주기 위하여 오실 왕으로서 메시야가 예언된 것이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메시야의 강림이 지연되자 위경의 저자들은 메시야의 개념을 바꾸어서 그를 초인적 존재로 묘사하고 그가 오심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의하여 준비되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죄악과 불법이 난무하는 현세계는 구원받을 수 없으며 새 세계가 그것을 대신해야만 하였다.

따라서 메시야와 그의 왕국은 미화되고 신비화되었다.

 

묵시문학의 저자들은 악하고 구제불능의 세계에 절망하였으며, 그 들은 이 세계를 위한 소망을 보지 못하였으니 유일한 결과는 멸망 뿐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논리적으로 그들의 소망을 장차 올 세계, 즉 악이 존재하지 않으며 의가 그들의 소유가 되는 세계에 두었다.

 

묵시적 작품들은 강한 초자연적 색채를 띠고 있으며, 그 안에 담긴 많은 진술들이 현대 독자들에게는 기괴한 인상을 주지만 이러한 점이 현대 독자들로 하여금 그 교훈들을 이해하지 못하도록 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특징을 정당히 평가함에 있어서 찰스(Charles)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신적인 환상은 항상 쉽게 언어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환상 가 운데서 어떤 환상적인 모습을 통하여 메시지를 받는 목격자는 그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에 그가 본 것 가운데서 마음에 감동을 필연적으로 받는다.

그리고 그가 그의 환상을 묘사, 전달할 때 그가 제시하는 그림은 경우에 따라서 눈으로 보는 것보다 귀로 듣는 이에게 더 욱 환상적이게 된다.

이러한 점이 사전에 양지되어야 하며, 특히 동양적인 풍부한 상상력이 결핍된 서양인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묵시문학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것들이 동양의 독자들을 위하여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숙지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일이다.
이 문학을 연구하는 것은 논리정연한 연구자에게는 그들이 전하는 교훈과 신학 속에 일관성이 없음을 자주 보여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비록 저자들이 선지자들의 교훈에 깊이 젖어 있을지라도 이들 묵시문학의 저자들은 역시 그 시대의 새로운 개념들에 동화되어 가는 도중이었다는 이론에 의하여 설명될 것이다.

그들은 새 개념과 옛 개념을 조화시키는 일에 있어서 항상 성공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 결과는 이따금 하나의 절충을 초래하였으며, 이것을 현대 독자들은 비논리적이고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묵시문학의 연구자들은 이것들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하여 꼭 알아 두어야 할 또 다른 사실은 엄격한 예정론이 이 작품들의 일반적인 특징을 이룬다는 것이다.

묵시문학의 저자들은 열국의 성장과 쇠퇴, 역사가 전능하신 하나님에 의하여 태초에 예정되었다고 믿었다.

저자들은 예언에 근거하여 역사의 종말이 되는 정확한 시간을 산출하기 위하여 상당한 시간과 정력을 경주한다.

이러한 사건들을 하나님만 아시는 것이 아니라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감추어진 일을 연구하고 자기의 동시대인들에게 알리는 것을 허락하셨다.

 

비록 영계의 환상들을 빈번히 언급함으로 묵시문학에 다소 환상적인 성격이 담긴 대단한 신비주의가 감돌지라도, 저자들은 실제적인 신앙을 강조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그들은 종교적인 의무로서 율법준수를 강조하였으나 바리새파와는 대조적으로 율법의 문자보다는 그 정신을 강조하였다.

작품들을 자세히 고찰해보면 율법에 대한 전심적인 경애가 나타나며, 그것을 인생의 진실된 안내자로 생각하고 만일 그것을 지키는데 실패하면 벌이 기다린다는 사상을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묵시적 작품들은 국수주의의 협소함으로 특징지워진 바리새파와는 달리 범세계적 태도를 지지한다.

묵시문학의 저자들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일반적으로 구원의 체계 속에 타국에서 개별적으로 넘어온 이방인을 포함한다.

즉, 영원한 축복에서 배제된 악한 사람들 가운데는 이방인 뿐만 아니라 유대인도 들어 있다.

 

묵시문학 이외에도 유명한 성경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인정된 책들이 있으며 이것들은 "전설" (legendary)의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책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1) 아담의 유언(The Testament of Adam),

(2) 희년서(The Book of Jubilees), 혹은 “소 창세 기”(The Little Genesis),

(3)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유언(Testa ments of Abraham, Issac, and Jacob),

(4) 아브라함 묵시록(Apocalypse of Abraham),

(5) 열 두 족장의 유언(Testaments of Twelve Patriarchs),

(6) 아스낫 (요셉의 아내)의 전기(Life of Asenath [Wife of Joseph]),

(7) 욥의 유언(Testament of Job),

(8) 솔로몬의 유언(Testament of Solomon),

(9) 노아서 (The Book of Noah),

(10) 얀네와 얌브레의 회개 (Penitence of Jannes and Jambres).

 

묵시문학의 다른 양식은 시가의 성격을 띤 것이며, 이 부류에서 특 출한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1) 솔로몬의 시가(The Psalms of Solomon), 

(2) 시편 부록, 시편 151편(Additions to the Psalter), 

(3) 수리아의 시편 외경.

 

네번째 양식은 교훈서(didactic)라 불리우며 

(1) 모세의 신비서 (The Magical Book of Moses), 

(2) 앗수르 왕 에살하돈의 술맡은 장관 아키 아카루스 이야기(The Story of Achiacharus,  cupbearer to Esarhaddon, King of Assyria)가 있다.

 

현재에는 위경으로 알려진 작품들에 대한 공인된 목록이 없다. 

따라서 찰스(R. H. Charles)는 위경의 일반적인 목록에다 다음의 책들을 추가시킨다.

조상의 교훈집(The Sayings of Fathers, Pirke Aboth),

아히칼 이야기 (The Story of Ahikar),

사독의 단편들(Fragments of a Zadokite Work).

반면에 토레이(Charles Cutler Torrey)는 이 책들을 빼고 선지 자들의 생애 (the Lives of the Prophets)와 욥의 유언(the Testament of Job)을 추가시킨다.

 

왁스맨은 다음의 목록에 “유대인 묵시문학"이란 명칭을 부여한다.

(1) 에녹서,

(2) 희년서,

(3) 열 두 족장의 유언,

(4) 솔로몬의 시가,

(5) 바룩 묵시록,

(6) 모세 승천서,

(7) 에스라 2서, 혹은 4서,

(8)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Book of Adam and Eve), (

9) 슬라브어 에녹서(Slavonic Enoch), (

10) 무녀의 신탁서.

 

게만(Gehman) 교수는 다음의 책들을 위경으로 제시한다. 

(1) 아리 스테아스의 편지(The Letter of Aristeas), 

(2) 희년서, 

(3) 이사야의 순교와 승천, 

(4) 솔로몬의 시가, 

(5) 무녀의 신탁서, 

(6) 에녹서, 

(7) 슬라브어 에녹서, 

(8) 모세 승천서, 

(9) 수리아어 바룩 묵시록, 

(10) 헬라어 바룩 묵시록, 

(11) 열 두 족장의 유언, 

(12) 아담과 이 브의 이야기. 

 

현존하는 위경은 사실상 초대교부들의 인용에서나 찾아볼 수 있듯이 한 때 초대교회 당시에 존재하였던 매우 많은 작품들 가운데 단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독자들은 제임스(M.R. James)의 "실종된 구약의 외경: 그 명칭과 단편들"(The Lost Apocrypha of the Old Tes tament: Their Titles and Fragments)을 참조하라.

 

비록 현존하는 위경이 유대인 저자들의 작품일지라도 이 책들은 그 이후의 유대사상에 거의 영향을 행사하지 않은 듯하다. 

이 가운데 많은 책들이 기독교 교부들에 의하여 인용되었으며, 아마도 일부가 신약 저자들에 의하여 인용되었을 것이다.

이 작품들은 그리스도인에 의하여 현대세계에 전해졌으며, 그 이유는 상당수가 에디오피아 교회의 정경 속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년 동안 많은 수가 밀란에 있는 암브로시우스의 도서관(the Ambrosian Library at Milan)에서 보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