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207

사순절(四旬節) 묵상 38 : 죽지말고 통곡하라

2021년 4월 1일 목요일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번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누가복음 22:61~62) 고난주간의 목요일입니다. 이날은 유월절 절기가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빵과 포도주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은 온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찢겨야 할 살이요, 흘려야 할 피였습니다. 물론 제자들은 이 말씀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유월절 식사는 여러 면에서 제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되는데, 우선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 넘기기 위해 중간에 뛰쳐 나갑니다. 그런 다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충격적인 예언을 하..

사순절(四旬節) 묵상 37 : 자기 길을 점검하라

2021년 3월 31일 수요일 이에 유다가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대장들에게 가서 예수를넘겨 줄 방도를 의논하매 그들이 기뻐하여 돈을 주기로 언약한지라 유다가 허락하고 예수를 무리가 없을 때에 넘겨 줄 기회를 찾더라 (누가복음 22:4~6) 고난주간 수요일 입니다. 이날에 무엇이 있었는지 성경에는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화요일 밤이나 수요일에 벌어졌을 수 있는 한 사건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가룟 유다의 은밀한 거래입니다. 그는 왜 종교지도자들에게 예수님을 팔기로 결심했을까요? 성경에는 분명한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룟 유다가 돈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성경을 보면, 그가 돈에 관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들이 있습니..

사순절(四旬節) 묵상 36 : 너는 이미 특별하다

2021년 3월 30일 화요일 두려워하여 나가서 당신의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나이다 보소서 당신의 것을 가지셨나이다 그 주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느냐 (마태복음 25:25~26) 고난주간의 화요일입니다. 이날에 예수님은 성전과 감람산에서 말씀을 전하는 일에 집중하십니다. 그때 하신 말씀 중 하나가 오늘 본문인 '달란트의 비유'입니다. 한 부자가 외국에 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전화나 인터넷으로 재산을 체크하면 되지만, 당시에는 멀리 출타할 경우에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믿을 수 있는 종에게 재산을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부자는 가장 믿을 만한 세 명의 종을 부릅니다. 그러고는 각각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다섯 달란트를, ..

사순절(四旬節) 묵상 35 : 예수님은 지금도 기다리신다

2021년 3월 29일 월요일 이에 가르치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도다 하시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 함일러라 (마가복음 11:17~18)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들어오신 예수님은 그다음날 먼저 예루살렘 성전에 가십니다. 상식적으로 성전은 다른 어느 곳보다 더 진지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눈앞에 평쳐진 성전의 모습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십니다. 예배 소리보다 장사하는 소리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갈릴리나 외국에 있는 유대인들이 유월절 예물을 직접 가져올 수 없었기..

사순절 묵상 34 : 아무 염려하지 마라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만일 누가 너희에게 어찌하여 푸느냐 묻거든 말하기를 주가 쓰시겠다 하라 하시매 본내심을 받은 자이 가서 그 말씀하신 대로 만난지라 (누가복음 19:31~32) 이제 우리는 사순절 마지막 한 주를 향해 갑니다. 2천 년 전 이날, 예수님께서는 곧 있을 십자가 사건을 초조한 마음으로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이 땅에서 마지막 한 주의 시작은 새끼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시는 사건입니다. 종려주일 하루 앞둔 오늘! 먼 저 예수님과 제자들의 예루살렘 입성을 묵상하며 종려주일을 준비해 봅니다. 유월절을 앞두고 예수님과 제자드은 예루살렘에서 약 3km떨어진 베다니에 머물고 계십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두 제자를 부르시더니 말씀하십니다. "맞은편 마을로 가라. 거기 가면 아직 아..

사순절 묵상 33 : 긍휼, 인생이 열리는 열쇠

2021년 3월 26일 금요일 나사렛 예수시란 말을 듣고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여기소서 하거늘 많은 사람이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그가 더욱 크게 소리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 여기소서 하는지라 (마가복음 10:47~48) 예수님은 이제 십자가를 지심으로 구원 사역을 완성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단지 유월절을 지키러 가시는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세 번씩이나 말씀하셨지만, 단 한 명도 그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영적인 눈과 귀가 닫혀 있음에도, 자신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부하는 이 제자들은 어찌 보면 불쌍한 인생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여리고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도 예수..

사순절 묵상 32 : 영적인 어린아이

2021년 3월 25일 목요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를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 하시고 그들에게 안수하시고 거기를 떠나시니라 (마태복음 19:14~15)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모여드는 사람이 계속 늘자,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사역을 하시는 동안 현장을 관리하는 역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제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우쭐해 졌습니다. 이런 그들에게 제일 귀찮은 존재가 바로 갓난아기와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 안수 기도를 받고 싶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에려올 때면 제자들은 우습게 여기고 배제시키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의외의 말씀을 하십니다. "아이들이 나를 만나길 원하면 막지 말고 무조건 오게 ..

사순절 묵상 31 : 너도 이와 같이 하라

2021년 3월 24일 수요일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이르되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10:36~37)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여 영원히 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영생'에 대하여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 묵상할 본문에서도 한 율법 교사가 예수께 영생에 대해 묻습니다. "선생님, 내가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간단명료합니다. "하나니 사랑과 이웃 사랑, 이 두가지를 잘 지켜 행하라." 대답을 들은 율법교사는, 하나님 사랑하기는 더 이상의 설명 없이도 곧바로 이해를 합니다. 율법에 분명한 규정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이웃 사랑은 어딘가 불..

사순절 묵상 30 : 감정을 넘어 의미로

2021년 3월 23일 화요일 두 사람이 떠날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여짜오되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다 하되 자기가 하는 말을 자기도 알지 못하더라 (누가복음 9:33) 어느 날 예수께서 베드로, 요한, 야고보를 데리고 산에 올라가십니다. 기도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이 기도를 하시는데, 갑자기 그 얼굴 모습이 변하고, 입고 있던 옷도 눈부시게 희어지고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모세와 엘리야가 영광중에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를 합니다. 이 모습을 직접 목격한 세 제자들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 후 예수..

사순절 묵상 29 : 서투른 고백도 귀하다

2021년 3월 22일 월요일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태복음 16:16) 예수님 이야기의 절정은 십자가 사건입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 예수님의 사역은 절정을 향해서 가고 있고, 그것은 곧 제자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이때부터 제자들에게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묻고 전하기 시작하시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가이샤라 빌립보라는 곳에 갑니다. 이곳은 헤롯 빌립이 다스리던 영토의 수도로, 지리적으로 갈릴리보다 한참 위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예수님이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은..

사순절 묵상 28 : 당신 옆에 있기를 원합니다.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자녀로 먼저 배불리게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리라 여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마가복음 7:27~28) 오늘 묵상을 하면서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뱀의 머리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용의 꼬리가 되기르르원하십니까? 이 선택에서 가장 큰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자존심이 이닐까요? 대개 자존심이 강하면 1등 이라는 타이틀을 놓을 수 없기에 뱀의 머리를 선택하게 됩니다. 용의 꼬리가 될 것이냐, 뱀의 머리가 될 것이냐? 이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에 따라 인새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이 바로 이..

사순절 묵상 27 : 결단이 먼저다

2021년 3월 19일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위로 오라 하소서 하니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가되 (마태복음 14:28~29) 예수께서 빵 다섯 개와 생선 두마리로 오천 명 이상의 무리를 배불리 먹이십니다. 이 엄청난 기적에 한껏 들뜬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아시는 예수님은 제자들을 먼저 배에 태워 호수 건너 편으로 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자신은 남아서 무리를 급히 돌려보낸 뒤에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십니다. 그런데 배를 타고 가던 제자들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호수에 큰 돌풍이 몰아치면서 말 그대로 죽음의 위기에 몰린 것입니다. 예수님도 함께 계시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큰 일을..

사순절 묵상 26 : 고민하되 결국 순종하라

2021년 3월 18일 목요일 예수께서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시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이르되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 지를 아시고 빌립을 시험하고자 하심이라 (요한복음 6:5~6)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기적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사건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오늘 나눌 '오병이어'의 기적입니다. 실제로 네 개의 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몇 안되는 사건중의 하나입니다. 그만큼 이 일이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은 컸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상식적으로 알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 그만큼 당시 사람들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했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쉬기 위해 한적한 곳..

사순절 묵상 25 : 주님은 다 알고 계신다

2021년 3월 17일 수요일 예수께서 그 하는 말을 옆에서 들으시고회당장에 이르시되 두려워 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하시고 (마가복음 5:36) 코로나 사태 이후로 성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힘든 것을 아시는 걸까요? 아시면 왜 이토록 침묵하실까요?"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면 좋겠는데, 하나님은 왜 아무 말씀도 안 해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오늘 그 고민에 빠져 있는 한 사람을 만나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다시 배를 타고 가버나움에 들어갑니다.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 예수님을 부르면서 헐레벌떡 달려옵니다. 가버나움 회당장 야이로입니다. 그는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오더..

사순절(四旬節) 묵상 24 : 무엇이 중요한가

2021년 3월 16일 화요일 이에 귀신이 들렸던 자가 당한 것과 돼지의 일을 본 자들이 그들에게 알리매 그들이 예수께 그 지방을 떠나시기를 간구하더라 (마가복음 5:16~17)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거리에 나가서 전도를 해보면,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보여 주면 믿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진짜로 눈으로 본다고 해서 믿음이 생기는 것일까요? 오늘의 이야기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것을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저녁배를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서 '거라사'라는 지역에 도착합니다. 조심스레 배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잠시 후 저쪽에서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이 옵니다. 그는 '군대귀신'에 들려 무덤 사이나..

사순절(四旬節) 묵상 23 : 내 힘으로 안 될때 부르짖으라

2021년 3월 15일 월요일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배에 부딛쳐 들어와 배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 (마가복음 4:37~38) 하루하루 바쁘게 사역하시던 예수님께서 어느날 일과를 마친 다음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배를 준비하여라. 호수 반대편으로 건너가자." 우리는 이 구절을 그냥 가볍게 읽어 넘기곤 하는데, 갈릴리 호수의 지리적 특성을 보면 결코 그럴 상황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갈리리 호수에서는 해가 저물면 산에서 내려오는 찬 바람과 호수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서, 때때로 거센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어부 출신인 제자들도 이를 알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가시는데 설마..

사순절(四旬節) 묵상 22 :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2021년 3월 13일 토요일 이러므로 내가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 (누가복음 7:47) 시몬이라는 한 바리새인이 예수님께 식사를 청합니다. 그런데 그의 집에 그 동네 죄인으로 소문난 한 여인이 찾아옵니다. 아무리 봐도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여인입니다. 여인은 예수님 곁에 서더니 눈물로 그의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닦고 그 발에 입마추고 향유를 붓습니다. 예수님을 청한 바리새인 시몬은 여인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 예수님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를 만지는 저 여자는 누구이며, 어떻한 죄인인지 알았을 터인데....' 바리새인 입장에서는 죄 많은 여인의 등장도, 여인의 행동도 ..

사순절(四旬節) 묵상 21 : 내 그림보다 주님이 크시다

2021년 3월 12일 금요일 요한이 옥에서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께 여짜오되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마태복음 11:2~3) 어느 주일날, 모자를 깊이 눌러쓴 한 젊은이가 예배당에 들어왔습니다. 자리에 앉은 그는 가방만 자기 앞에 정리해 둘 뿐 모자는 벗지 않았습니다. 안내요원이 조용히 다가와 모자를 벗어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자벗기를 거부했고, 곧바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젊은이는 왜 그랬을까요? 알고 보니 그는 얼마전에 뇌 수술을 받아 민머리가 되었는데, 그것을 감추기 위해 모자를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안내위원은 자기 생각에 갇혀서 사람을 단정했다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인간은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자..

사순절 묵상 20 : 겸손한 인품을 가지라

2021년 3월 11일 목요일 어떤 백부장이 사랑하는 종이 병들어 죽게 되었더니 예수의 소문을 듣고 유대인의 장로 몇 사람을 예수께 보내어 오셔서 그 종을 구해 주시기를 청한지라 (누가복음 7:2~3) 오늘은 가버나움에 있던 백부장의 이야기입니다. 백부장은 100명 단위의 군대를 이끄는 장교로, 로마 군단의 실질적 중심이었습니다. 본국의 군대를 이끌고 식민지에 주둔중인 장교! 로마인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겠지만, 지배를 당하고 있는 유대인들에게는 얼마든지 미움 받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그런데 가버나움의 백부장은 뜻밖에 유대인들으 존경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장교들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거만하게 휘두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식민지 백성인 유대인들을 위하여 회당을 지어 줄 정..

사순절 묵상 19 : 하나님의 상급을 기대하라

2021년 3월 10일 수요일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마태복음 5:3~4) 우리는 어릴 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언제가부터 "가는 말이 거칠어야 오는 말이 공손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또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 대신 "고생 끝에 병이 온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이른바 '속담 패러디'인데, 우리가 사는 현실을 새삼 자각하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본문인 팔복은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는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

사순절 묵상 18 : 예수 안에서 우리는 하나

2021년 3월 9일 화요일 밝으매 제자들을 부르사 그 중에서 열둘을 택하여 사도라 치하셨으니 곧 베드로라고도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와 야고보와 요한과 빌립과 바돌로메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셀롯이라는 시몬과 야고보의 아들 유다와 예수를 파는 자가 될 가룟 유다라 (누가복음 6:13~16)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따르는 제자들 중에서 특별히 열두 명을 세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홀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열두 명의 제자들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단기적으로 예수님의 사역을 도울 사람을 뽑으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더 이상 이 땅에 계시지 않을 때, 자신을 대신해 복음을 전하고 ..

사순절 묵상 17 : 영혼을 먼저 살피라

2021년 3월 8일 월요일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하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손을 내밀라 하시니 그가 내밀매 다른 손과 같이 회복되어 성하더라. (마태복음 12:12~13) 살면서 곤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지 않나요? 있다면 그때 어떤 대답을 했습니까? 무슨 결정을 하던지 우리는 가능한 내가 덜 다치는 쪽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어느 안식일,예수께서 회당에 들어가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쪽 손이 마른 사람, 즉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외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도 그를 주목했습니다. 당시 유대 전통에는 안식일에 생명이 위급한 사람만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사순절 묵상 16 : 진정한 은혜의 집, 예수

2021년 3월 6일 토요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가니라 이 날은 안식일이니 (요한복음 5:8~9) 유대인의 명절을 맞이하여 예수님께서 예루사렘에 올라가십니다. 수없이 지켜온 명절이지만, 하나님의 사역을 맞은 뒤로 느껴지는 명절의 의미는 달랐습니다. 갈릴리에 계시는 동안 약자와 죄인들의 친구가 되었던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가셔도 고단한 삶에 지친 약자들과 죄인들에게 먼저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명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예수님은 베데스다 연못에 가십니다. '은혜의 집'이라는 뜻의 이 연못은 정확히 말해 예루살렘 성 곁에 마련된 인공 저수지였습니다. 이곳에 담긴 물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

사순절 묵상 15 : 쓸모없는 영혼은 없다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지나가시다가 마태라 하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 (마태복음 9:9) 좀처럼 남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세무 공무원입니다. 정당한 절차로 거두는 것이지만, 힘들게 번 돈을 단숨에 걷어가는 공무원은 야속하기도 하고 때로 분노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로마의 지배 아래 있는 지역들에 부과되는 세금을 결코 가볍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로마가 부과하는 세금이 백가지가 넘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세금으로 인한 백성들의 불만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로마는 직접 세금을 걷지 않고 소위 '세리장'이라고 하는 사람에게 세금 업무를 ..

사순절 묵상 14 : 함께할 때 빛난다

2021년 3월 4일 목요일 사람들이 한 중풍환자를 네 사람에게 메워 가지고 예수께로 올새 무리들 때문에 예수께로 데려 갈 수 없으므로 그 계신 곳의 지붕을 뜯어 구멍을 내고 중풍환자가 누운 상을 달아 내리니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작은 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니 (마가복음 2:3~5) 예수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사역을 시작하실 때, 야단스럽거나 드러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예루살렘에서 하신 일로 사람들의 환영을 받기는 하였지만, 한동안 갈릴리 지역을 조용히 다니며 사람들을 살피는 일에 집중하셨습니다. 그러던 예수님께서 이제 제자들과 함께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하십니다. 곳곳을 다니며 전도하고 아픈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고치는 등 예수님은 머잖아 많은 무리..

사순절 묵상 13 : 사건을 넘어 하늘을 보라

2021년 3월 3일 수요일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누가복음 5:8) 베드로 집에 가신 예수님께서 심각한 열병에 걸려 누워 있던 장모를 즉시 고쳐 주셨습니다. 모두가 이 기적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보면 그 기적을 보고도 베드로가 특별히 예수님을 믿기로 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때만 해도 베드로는 일하면서 예수님을 따라 다녔던 한 사람에 불과앴습니다. 하루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계시는 예수님 주위로 많은 사람이 몰려와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말씀을 전하시던 예수님은 호숫가에 있던 베드로의 배에 오르셨습니다. 배를 설교단 삼아 다시 말씀을 가르칙셨습니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자 예수님은 베드로를 바라보며 명..

사순절 묵상 12 : 하나님만 드러내기

2021년 3월 2일 화요일 이르시되 우리가 가까운 마을로 가자 거기서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 이에 온 갈릴리에 다니시며 그들의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고 또 귀신을 내 쫓으시더라 (마가복음 1:38~39) 어느 안식일 날, 갈릴리 지역의 가버나움 회당에서 말씀을 전하시던 예수님은 놀라운 사건을 일으키십니다. 악한 귀신이 들린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방해하자 말씀 한마디로 내쫓으신 것입니다. 사람들은 크게 놀랐고, 권위 있고 확신에 찬 가르침과 귀신까지도 복종시키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은 갈릴리 주변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른 새벽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얼마 뒤 어디선가 예수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기도를 멈추고 소리난 곳..

사순절 묵상 11 : 상식을 넘어 믿음으로

2021. 03. 01. 월요일 회당에 있는 자들이 다 이것을 듣고 다 크게 화가나서 일어나 동네 밖으로 쫓아내어 그 동내가 건설된 산 낭떠러지까지 끌고 내려 가서 밀쳐 떨어드리고자 하되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로 지나서 가시니라 (누가복음 4:28~30)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전도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합니다. 왜그럴까요?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신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고,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것도 믿기 어렵습니다. 십분 양보해서 하나님의 아들이 계시다 인정해도, 높고 영광스러운 보좌에 계셨던 신의 아들이 굳이 인간이 되신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까요? 십자가에 달리신 끔..

사순절 묵상 10 :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2021. 02. 27. 토요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있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게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내려가는 길에서 그 종들이 오다가 만나서 아이가 살아있다 하거늘 그 낫기 시작한 때를 물은즉 어제 일곱시에 열기가 떨어졌나이다 하는지라 (요한복음 4:50~52) 예수님과 제자들이 갈릴리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크게 환영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명절에 예루살렘에 갔다가 거기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놀라운 일들을 목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의 환대 속에서 예수님 일행은 다시 '가나'라는 지역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물을 포도주로 만든 이적이 일어난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곳에 머물 때 누군가가 예수님을 행해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갈릴리 본분왕이던 '헤롯 안디바'의 신하였습니다. 예수님을 ..

사순절 묵상 9 : 솔직하게 인정하다

2021. 02. 26. 금요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한복음 4:13~14) 예루살렘에 머물던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다시 갈릴리로 올라가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올라가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동쪽 여리고로 가서 요단강을 건너 베레아 지역을 통과해 돌아가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직진해서 사마리아를 통과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돌아가는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돌아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마리아인과 유대인은 서로 상종하지 않는 원수였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