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기도 & 묵상 372

예수님 바로 보기

예수님 바로 보기 방황의 시대, 방향이 되다역사적으로 교회의 위기는 기독교(Christianity)가 아니라 교회교(Churchianity)가 되었을 때 일어났다. 유럽과 북미 대륙의 교회가 그랬고 한국 교회도 그 길에 들어섰다. 이 위기로부터 벗어나려면 교회가 예수님을 되찾아야 한다. 교회 제도와 의식 속에 갇힌 예수님을 되찾고, 우리의 잘못된 의식 속에 갇힌 예수님 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교회가 예수님 없는 종교가 되는 것은 예수님을 잘못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예수님 당시 사람들도 예수님을 잘못 보았다. 자신들의 이념, 사상, 소원, 기대에 따라 예수님을 바라보니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 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도 번영과 위로의 표적만을 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 한..

헌신해야 하는 이유

헌신해야 하는 이유 실행자요즘 교회나 사회에서 상처에 대한 말을 많이 한다. 오늘날 사 람들은 어떻게든 상처를 안 받으려고 한다. 그런데 교회학교 교사를 한번 해 보라. 특별히 사춘기 아이들이 가득한 중고등부 교사를 한번 해 보라. 학교 선생님들은 월급이라도 받지, 교회 선생님들은 다 퍼주고도 아이들 때문에 속에서 열불이 날 때가 많다. 전화를 해도 안 받고 문자 등도 다 무시한다. 만나기로 약속하고서 바람맞을 때도 수없이 많다. 토요일에 맛있는 건 다 얻어먹고 다음 날 예배 때 쏙 빠진다. 정말 얄밉다. 하지만 아픔과 어려움, 상처받을 것이 눈에 훤한데도 하나님이 그 영혼을 사랑하시기에, 그 일을 하나님이 기뻐하시기에 상처받기로 선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헌신이다. 그 헌신이 교회를 세우고, 영혼을 ..

하나님으로 채워진 마음

하나님으로 채워진 마음 마음 바로 알기 '허무'란 가치와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겪는 허전하고 쓸쓸 한 마음입니다. '허무'는 마음의 공허를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비결은 '하나님'으로 내 마음을 채우는 것입니다.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으로 내 마음을 채우고, 하나님께 내 문제를 맡기면 하나님이 내 삶의 모든 문제에 개입해 주십니다.  그렇다면 내 마음에 어떻게 하나님을 모실 수 있을까요? 호흡할 때 공기를 많이 들이마시려면 이미 들어와 있는 공기를 다 뱉어 폐를 비워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빈 공간으로 공기가 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을 하나님으로 채우는 방법은 먼저 내 속에서 하나님이 아닌 것을 다 빼내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십자가 앞에서 내가 죽었다고 고백..

모든 시선을 그리스도께로

모든 시선을 그리스도께로 목회를 말하다 목회자는 갈등이 일어났을 때 모든 회중이 그리스도께로 나아 가게 해야 합니다. 문제만 바라보면 문제가 더 커지고, 풀리기는커녕 꼬입니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는 하나님만이 이 문제를 푸실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교회들은 문제가 생기면 회의를 엽니다. 제직회로 모여 갑론을박을 일삼다가, 문제를 모르던 사람까지 알게 되고 문제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갑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는 불문율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하나님께 아뢰고 기도하기'입니다. 갈등 구조에서 리더십의 역할은 성도들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고 말씀을 더 가까이 하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에서 그리스도께로 시선을 옮겨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묵상하고, ..

사람, 하나님 사랑의 결실

사람, 하나님 사랑의 결실 복음을 들고 너에게 갈게 성경은 "하나님이 사람들(세상)을 사랑하신다."라고 합니다(요 3:16). 그 사랑 때문에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시고, 결국 사랑하는 아들을 내어 주기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사랑입니다. 자기가 만든 피조물을 구하려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내어 준다고요? 세상에 그런 아빠가 어디 있나요?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과 바꿀 만큼 가치 있는 존재일까요? 그 말도 안 되는 사랑을 하나님이 하십니다. 사람이 하나님 사랑의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희한하게 바보가 됩니다. 바로 아들 바보, 딸 바보가 됩니다. 아이들이 무슨 짓을 해도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모두에게 필요한 은혜

모두에게 필요한 은혜 태어남에 관하여 1980년대 말, 나는 맨해튼 하버드 클럽의 조찬 모임에서 매달 한 번씩 강연을 했다. 매춘부와 마약 거래상이 늘어선 지하철 F호선의 6번가 역 앞을 지나 하버드 클럽에 들어가면 목재로 장 식된 방마다 푹신한 가죽 의자와 활활 타는 벽난로가 갖추어져 있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 클럽의 회원들에겐 부족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복음이 내게 하는 말은 하버드 클럽의 니고데모들도 거리의 사마리아 여인도 똑같이 '행위로는 구원받을 자격이 없지만 은혜로는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이 아무리 착실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도 거듭나야 한다. 반면에 삶이 아무리 난잡하고 잦은 실패로 얼룩져 있어도 거듭날 수 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가장 성공한..

하나님의 분노와 사랑

하나님의 분노와 사랑 복음 특강 우리는 우리에게 분노하시는 하나님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그런 하나님을 예배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성경이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분명하게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분노는 그분의 사랑과 전혀 상충하지 않는다. 사실 그 분노는 사랑에서 비롯한다. 하나님은 그분의 영광과 창조물을 사랑 하시기 때문에 그것을 파괴하는 죄에 분노하신다. 그분의 형상 대로 지음받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죄가 우리에게 끼 치는 막대한 피해에 대해 매우 슬퍼하신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를 해치는 것들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의 몸을 죽이는 암이나 그의 삶을 파괴하는 중독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 죄에 대해 느끼시는 감정이다. 하나님..

순종으로 완성되는 삶

순종으로 완성되는 삶 시작하는 힘 세상의 관점은 결과에 집중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시작했는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어떤 자리까지 올라갔느냐에 집중한다. 반면 신앙의 관점은 우리 마음의 중심과 과정, 그리고 하나님이 하신 일에 집중한다. 하나님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믿음의 길을 걸어가느냐가 중요하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께 어떻게 반응하며, 얼마나 진심으로 순종 하고자 하는지를 보시고 일하신다.  나는 평생 살 생각으로 갔던 미국에서 2년도 못 있고 귀국해야 했다. 처음에는 영문을 몰랐지만, 하나님이 그때 우리 가족을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신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후로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면 가고, 있으라고 하시면 있는 것이 내 삶의 방식이 되었다. 지금은 하나님..

십자가,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

십자가,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물음에 답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한 인사 담당자가 구직자들과 인터뷰를 한다. 그런데 담당자는 그 들에게 터무니없는 조건을 요구한다. 일주일 내내 일해야 하고, 24시간 내내 마음대로 쉴 시간도 없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어떤 급여도 없다고 하자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건 부당하고 미친 짓이라고 외치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과연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인사 담당자가 답한다. 존재한다고 그것도 아주 많이. 그들은 바로 '엄마'였다.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며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부모의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는 결코 지금의 자유를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랑의 관계에서 한쪽이 상대에게 돌이킬 수 없..

먼저 겸손한 예배자로

먼저 겸손한 예배자로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오순절 성령 강림은 회중을 변화시킨 사건입니다. 그런데 오늘 날 교회에는 자신이 능력 있는 목회자가 되어 감동적인 설교로 세상을 뒤집어 놓는 꿈을 꾸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보면 하나님 나라는 그렇게 임하지 않습니다.  구약 시대에도 '스피커' (speaker)는 많았습니다. 좋은 설교자 가 늘 있었지만 백성은 듣지 않았습니다. 탁월한 스피커의 출현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설교자가 대단한 인물이 아니어도, 성령이 임하시면 평범한 청중이 바뀝니다. 노인들이 꿈을 꾸고, 청년들이 이상을 보고, 평범한 아이들이 성령의 사람이 되어 하나님만 바라보며 하나님 백성으로 자라나는 것이 진정한 오순절의 역사입니다.  목회자들은 늘 앞에 서서 대중의 관심을 받기 때문에..

구원은 호적 정리입니다

구원은 호적 정리입니다왜 구원인가? 구원은 이전과 이후가 확실히 구분되는 사건입니다. 전에는 없던 호적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 종교, 저 종교를 기웃거리 며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많은 종교를 섭렵하는 사람들이 있습 니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은 불신자들과 다름없이 불안할 것입니다.  많이 아는데 평안이 없고, 머리는 큰데 가슴이 서늘합니다. 오라는 사람도,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만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구원의 부르심에 응답하면 비로소 영적 호적 을 얻게 됩니다. 이제 진짜 아버지가 누구인지, 형제자매가 누구 인지 분명히 알게 됩니다.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벧 전 2:10), 호적이 정리되..

하나님의 실체이신 예수님

하나님의 실체이신 예수님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는 예수님을 윤리적이고 심미적인 인간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또 프랑스 사상가 조제프 르낭은 예수님을 얼마나 아름다운 인간으로 그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은 알지 못했습니다. 친히 찾아오셔서 피 묻은 손으로 나를 안아 주신 예수님은 그저 아름다운 인 간이 아닌,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인간 예수는 우리에게 감 동을 줄지언정 구원은 주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볼품없게 되셨지만, 진정으로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주님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인간 예수는 이해하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다. 천국에 가본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천국을 알겠는가?"라며 의 문을 던집니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

대림 4주 (화) 모심(侍) 7 : 시므온

시므온 (누가복음 2:25-38 )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도다 (눅 2:29)누가복음에는 예수님 탄생을 전후로 하여 네 곡의 찬양이 울려 퍼집니다. 먼저는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할 것이라는 예고를 들은 처녀 마리아의 노래, 마그니피캇(Magnificat)이며 세 례 요한이 태어나자, 그의 아버지 사가랴가 부르는 베네딕투스 (Benedictus), 예수님이 탄생할 때 하늘의 천사들이 부른 노래 글로리아(Gloria)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 찬양은 아기 예수를 안은 늙은 시므온의 노래 눈크 디미티스(Nunc dimittis)입니다. 네 곡의 노래는 라틴어 성서의 첫 단어로 제목이 지어졌습니다. 시므온의 노래는 '이제 놓아주소서'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한이 없고 다 이루어졌다는..

대림 4주 (월) 모심(侍) 6 : 빈들의 요한

빈들의 요한 (누가복음 1:80, 3:1-6 ) 아이가 자라며 심령이 강해지며 이스라엘에게 나타나는 날까지 빈들에 있으니라 (눅 2:14)- 하나님의 장소: 빈들 빈들의 사람 세례 요한의 등장에 앞서 소개되는 인물들은 대단합니다. 로마의 황제 디베료, 식민지 유대의 총독 빌라도, 유대 땅을 다스리는 분봉왕 헤롯과 빌립, 루사니아 등 세계 최강 제국의 황제와 총독이며 왕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대제사장 가야바와 안나스의 이름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 이름들은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복음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자처하는 이들을 지나쳐 주목하지 않는 변두리, 빈 들의 요한에게 임했다고 말합니다. 세상의 역사가 권력을 장악한 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다릅니다. 하나님의 ..

대림 4주 (주일) 모심(侍) 5 : 목자

목자 (누가복음 2:8-20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눅 2:14)성탄은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임하는 사건이자 아기 예수님을 맞는 이들의 삶이 변화되는 역사입니다. 신학자 에크하르트는 이를 '하나님의 아들이 내 안에서 태어나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첫 성탄에 천사의 찬양을 듣고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 경배한 목자의 밤이 그러했습니다.  - 목자들이 겪은 밤 오늘 본문은 자격도 없고 준비도 안 된 이들이 갑자기 왕의 잔치에 초대된 것처럼 당황스럽게 전개됩니다. 들판에서 밤새 양을 지키던 이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다고 일러줍니다. 가서 뵈라는 것인데 이는 단순한 참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기로 오..

대림 3주(토) 모심(侍) 4 : 사가랴

사가랴 (누가복음 1:5-20 ) 보라 이 일이 되는 날까지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거니와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어지리라 (눅 1:20)처음 성탄을 맞이한 이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면 길 없는 곳을 더듬어 길을 찾고 그 길을 온전히 걸었다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져야 했고, 요셉은 희미한 꿈을 통해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세례 요한은 빈 들에서 주님을 기다렸고 시므온은 늙기까지 주님의 위로를 기다렸습니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믿음으로 걷는 이들로 인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임하는 길이 마련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가랴는 침묵을 통해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한 사람입니다.  - 성소의 분향과 침묵 시골 사제 ..

대림 3주(금) 모심(侍) 3 : 엘리사벳

엘리사벳 (누가복음 1:39-45 )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 (눅 1:45)천사의 예고에 "예 저는 여종에 지나지 않습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라고 대답한 후 마리아는 홀로 남았습니 다. 그리고 곧 '예'는 두려움으로 바뀝니다. 말씀 앞에서 "예" 했 지만, 그 순종으로 인하여 일어날 일들의 무게는 가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할 수도, 사정을 털어놓기도 어렵습니다. 이해를 구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때로 하나님의 일에 참여한다는 것은 고스란히 홀로 짊어져야 하는 짐 이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천사는 친척 엘리사벳의 소식을 들려주었습니다. 마리아로서는 자신의 속사정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녀를 만나면 길을..

대림 3주(목) 모심(侍) 2 : 요셉

요셉 (누가복음 1:18-25) 요셉이 잠에서 깨어 일어나 주의 사자의 분부대로 행하여 그의 아내를 데려왔으나 (마1:24)빛은 어둠을 배경으로 할 때 더 찬연하고 아름답습니다. 주인공의 아름다움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배경은 희미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임하는 첫 성탄의 빛은 묵묵히 배경으로 머무는 요셉으로 인해 빛을 발합니다.  - 배경이 된 사람 첫 성탄에서 요셉은 말없이 주어진 길을 감당합니다. 정혼 한 여인이 성령으로 임신했을 때도, 황급히 떠나야 하는 피난길에도, 낯선 곳 나사렛에 자리 잡는 여정에서도 그는 한마디의 말도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배경으로 머물며 일이 이루어지도록 할 뿐입니다. 복음서 어디에도 요셉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주장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천사의 말이 전해지면..

대림 3주(수) 모심(侍) 1 : 마리아

마리아 (누가복음 1:26~38))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눅 1:38)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셔서 사랑과 구원의 길을 시작하실 때 홀로 행하지 않고 함께 할 이를 찾으셨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하나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다니시고 그들의 "예" 를 얻어 마련된 여정입니다. "예"라고 응답한 이들은 최선을 다해 아기 예수님을 맞았고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소박하게 임하는 거룩한 첫 성탄을 준비했습니다. 그 첫 번째 사람 마리아입니 다.  - 하나님의 뜻 결혼을 앞둔 마리아였으니 꿈에 부풀고 행복한 미래를 기대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를 찾아온 천사는 마리아의 기대와는 아주 먼, 상상하기에도 버거운 하나님의 계획과 꿈을 들려줍니다. 마리아..

대림 3주(화) 마중 7 : 하나 됨

하나 됨 (시편 133편)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시편 133편은 순례 여정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길 위에서 체험한 은혜와 깨달음들, 그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이 시편은 성전에 모인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분 안에서 하나로 연합된 감격과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작은 다 달랐습니다. 서로 다른 처지와 형편에서 출발하여 성전에 이르렀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던 이들이며 길 위의 체험도 다릅니다. 자기 발견의 깊이와 도우심의 모양도 달 랐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 모든 것을 넘어서 성전에서 하나 됩니다. 흩어진 갈래길들이 성전에 이르러 하나가 되듯 순례자는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연합됩니다. 그러니 서로 격려하며 기뻐합니다. '..

대림 3주(월) 마중 6 : 깊은 곳

깊은 곳(시편 130편)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시편 30:1,4)이 시편의 첫 구절 깊은 곳(de Profundis)'은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만난 곳입니다. 어거스틴은 그의 말년에 이 시편의 4절을 적어 날마다 읊조리며 위로를 얻었고 종교 개혁자 루터는 이 시편으로 찬송(363장)하였습니다. 존 웨슬리는 이 시편 찬송을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을 그리스도께 이끈 자리는 '깊은 곳이었습니다.  - 깊은 곳과의 대면 주께 나아가는 여정은 일상의 더께를 걷어냅니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이 길은 주의 사랑의 손길'을 누리며, 일상의 번다한 일들을 내려놓아 영혼 더 깊은 곳으로 이끌어갑니다. 주님..

대림 3주(주일) 마중 5 : 일상의 은총

일상의 은총(시편 128편)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 하리로다 (시128:1-2)-집을 벗어나서야 선교사로 사역할 때 낯선 곳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낯선 얼굴, 익숙지 않은 잠자리,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내일의 여정을 앞두면 여쭙게 됩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통해 무엇을 하시고 또 제게 무엇을 허락하실는지요?' 낯선 곳에서는 더 주님을 찾고 그분과 더 깊은 관계에 이끌리게 됩니다. 낯선 길이 주는 은총입니다.  그 덕분에 주어지는 선물이 있습니다. 떠나야만 보이는 것 으로 본래의 삶의 자리, 집과 가족, 평범한 일상의 수고, 이 모든 것이 은총으로 가득한 하나님의 선물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집..

대림절 2주(토) 마중 4 :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시편 124편)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였으랴(시124:1)흔히들 역사에 가정은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이미 일어난 역사를 바꿀 수도 없거니와 설사 가정을 통해 추론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편 124편의 순례자는 '하나님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을 담아 이야기를 건네고 있습니다. 가정으로 말하는 것이 별 무소용인 데 순례자가 제안하는 가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성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라' '순종하라'고 하는데 순례자는 다른 방식을 권하고 있습니다. 순례자의 가정은 깊은 묵상입니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는 중에 동행하며 베푸신 하나님의 손길을 다시금 생생히 그려내어 지..

대림절 2주(금) 마중3 : 예배

예배(시편 122편) 예루살렘아 너는 잘 짜여진 성읍과 같이 건설되었도다. 지파들 곧 여호와의 지파들이 여호와의 이름에 감사하려고 이스라엘의 전례대로 그리로 올라가는도다. 거기에 심판의 보좌를 두셨으니 곧 다윗의 집의 보좌로다 (시122:3-5)-더불어 시편 122편은 성전에 도착하여 부르는 찬양입니다. 성전에 이르러 순례자는 첫 순간을 돌아봅니다. '주님의 집에 함께 가자고 할 때 나는 기뻤노라'라며 함께한 믿음의 벗들을 바라봅니다.그들의 권고가 없었다면 시작할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이고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동행하며 격려해준 믿음의 이웃은 고마운 이들입니다. 주께서 전도 여행을 보내실 때 둘씩 짝지어 보냄은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의지하고 돌보는 것 또한 믿음의..

대림절 2주(목) 마중2 : 막이 얇은 곳

막이 얇은 곳(시편 121편)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 121:1-2)- 길을 나서는 마음 생활하는 공간은 안전하다고 여깁니다. 익숙한 것에 둘러싸인 삶은 굳이 경계할 것이 없기에 습관처럼 살아가곤 합니다. 집을 떠나 성전으로 가는 순례자의 길에는 낯선 것, 안전을 위협하는 것 등 예기치 않은 어려움들이 도사립니다. 안전은 보장되지 않고 생명의 위협도 가까이 있습니다. 담대하게 출발하였지만, 어느새 염려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곳이 순례의 여정입니다. 시인은 눈을 듭니다(1절). 눈을 드는 것은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길을 나섰지만 혼자로는 어림없는 이 여정을 주께서 이끄시길 청하는 간절함과 갈급함입니다. 순례자의 길은 돌..

대림절 2주(수) 마중 1 : 등지기

등지기(시편 120편) 메섹에 머물며 게달의 장막 중에 머무는 것이 내게 화로다. 내가 화평을 미워하는 자들과 함께 오래 거주하였도다 (시 120:5-6)시편 120~134편은 순례자의 노래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찾아온 이들이 성전 계단을 오르며 이 시편을 노래했습니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는 생명이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이며 동시에 하나님을 찾지 않을 수 없음을 고백하는 기도입니다. 주께 나아가는 이는 주님을 뵈려는 마음을 토로합니다. 삶의 중심에 주님을 모시려는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찾아가는 마음은 '모시려는 마음'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시간, 우리의 마음 역시 순례자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 익숙해져 물들다. 주님 앞에 머무는 하루가 나머지 엿새에 영향을 끼쳐야 하 지만 그렇지 못한 ..

대림절 2주(화) 보이심(示) 9 : 주의 기도

주의 기도(마태복음 6:9-13)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 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마6:9)제자들이 예수께 세례 요한이 그의 제자들에게 한 것처럼 자신들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길 청하자, 주께서는 '이렇게' 기도하라며 '주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기도가 없는 종교는 없기에 기도한다는 것만으로는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기도로 믿음의 정체성을 삼습니다. 내 생각을 기도로 삼기보다 주의 기도가 우리를 이끌기를 청해야겠습니다. 주의 기도는 날마다 드릴 기도이며 묵상 가운데 깊어져야 할 기도입니다.  *아래의 글은 글쓴이의 묵상입니다. 여러분도 여백에 자신의 묵상을 기록하십시오. 하늘에 계신아버지, 하..

순대림 2주(월) 보이심(示) 8 : 사랑받는 자

사랑받는 자(마가복음 1:9-11)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막1:11)신학자 헨리 나웬은 20세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선한 믿음의 영향력을 끼쳤지만 정작 자신은 불안에 휩싸였던 사람입니 다. 그러다 공동체 라르쉬에서 중증 장애인들과 살면서,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의 기쁨 충만한 삶을 보았습니다. 애쓰면서도 겪는 '자신의 불안'과 연약함에도 누리는 '그들의 기쁨', 이 의문이 오늘의 말씀을 통해 환해졌습니다. '너는 내 사랑 하는 이요, 기뻐하는 아들이라 누구든 무엇을 이루어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받는 이'라는 믿음을 간직한 이가 자녀임을 몸으로 깨우친 것입니다. 이 말씀이 그를 붙잡은 후 그는 더 이상 물러나지 않는 이가..

대림절 2주(주일) 보이심(示) 7 : 낮고 작고

낮고 작고(마태복음 25:34-40)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 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25:40)순교자 샤를 드푸코는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어 구유 에 누우심으로 그 누구도 그분보다 더 낮아질 수 없어졌다'라고 했습니다. 주님은 겸손과 낮아지심의 본이 되셨습니다. 겸손과 낮아짐은 태도나 품격이 아니라 삶 그 자체입니다.  - 낮은 곳, 갈릴리 예수님은 공생애의 많은 시간을 변방 갈릴리에서 사역했습니다. 선한 것이 나올 수 없는 초라한 곳, '나사렛' 사람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갈릴리는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지, 종교적 전통과 전례가 풍성한 예루살렘과는 동떨어진 곳입니다. 그곳은 소외된 곳이자 변방으로 밀려..

대림절 1주(토) 보이심(示) 6 : 기도

기도(마태복음 6:5-8)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6:6)- 중심으로 예수께서 이 땅에 거하며 우리에게 보인 모범이자 선물은 기도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당신의 용서와 사랑의 사역이 기도가 아니고는 감당할 수 없음을 보이셨습니다. 치유와 말씀에 놀란 이들이 몰려들어 받들려고 했을 때도 주님은 그들을 벗어 나홀로 한적한 곳으로 물러나 기도하셨습니다. 보기에는 물러 나는 것이지만 기도는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 참된 중심인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드러난 것으로 웅성거리지만 주님의 관심은 오로지 근원인 하나님뿐입니다. 기도는 아버지와 만나 그분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랬기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