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평가
흔히 평가라 하면 일이나 성과에 대한 평가와 개인의 역량과 관련된 평가로 구분한다.
최근 몇 년 동안 IT, 스타트업 중심으로 보다 창의적인 방식의 평가 모델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개념적으로 보면 성과와 능력, 여전히 이 두 가지 범주로 평가라는 것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회사라는 곳은 일을 하는 곳이고, 일을 한다는 것은 기업이 추구하는 성장과 이윤을 위해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과 성과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 관점의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뜻이니 개념상 빈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주요 기업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평가를 잘 못하고 있다.
'공정 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못하다'라는 평이 대부분인데
그 이 유는 앞에서 언급한 성과와 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때로는 성과를 숫자로 평가할 수 있다고는 하나 그 숫자가 개인 혼자의 역량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역시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렇듯 많은 기업들의 인사관리 체계 자체는 고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는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왜 이 숙제가 풀리지 않고 계속 제자리에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 '합리적'이고 '공정한'이라는 개념 자체에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라고 하면 누구나 부인할 수 없고, 맞는 개념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합리, 공정이라는 것은 단어로 표현할 때만 대표성을 가질 뿐이지
실제 실상을 들여다보면 각자가 생각하는 합리와 공정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되는 것은 아 닐까.
많은 크리스천 오너들도 이 지점을 먼저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평가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일지 모른다.
어쩌면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보다는 구성원들을 '응원'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평가로 관점을 전환해야 될 시기일지도 모른다.
합리와 공정보다는 응원과 격려가 훨씬 더 개념의 모호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이 더 의욕적으로,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그 안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면 충분할지 모른다.
그리고 때로는 좌절하고 힘든 상황이 왔을 때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서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면 그것 역시 충분한 방법일 수 있다.
이 두 가지 개념만 잘 이루어줄 수 있다면 그 방법이 평가든, 보상이든, 승진이든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자, 그러면 이제 응원과 격려가 가능한 평가는 무엇인지 구체화시 켜보자.
응원과 격려가 가능한 평가를 하려면 가장 먼저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보통은 목표라는 것을 주고, 그 목표를 달성하면 좋은 평가를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목표와 평가를 분리시키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목표를 부여하는 순간부터 부담이 커지고, 자발적 의지는 감소하고, 억지로 성취욕을 강요당하기 때문이다.
목표라는 것은 오너 본인과 경영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만 챙겨도 충분하다.
그것을 각 부서와 개인들에게 명확하게 부여하는 절차가 언뜻 보면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부담과 억지 노 력을 강요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목표는 회사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실적과 성과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다.
작년에 우리 회사가, 우리 부서가 어떤 실적을 냈는지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에 비해서 올해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따로 목표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올해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는 현재 실적과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공유만 해주면 된다.
그리고 만일 잘하고 있다면 충분히 칭찬해주고, 못하고 있다면 좌절하지 않도록 위로와 격려를 해주면 된다.
이 과정으로 접근했을 때 비로소 회사는 평가라는 것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구성원들은 이미 시작과 중간과정에서부터 평가를 다 받아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오는 성적표는 단순히 숫자나 등급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숫자와 등급은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받아들인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공정함과 합리성을 따질 필요가 없다.
목표는 굳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내려주지 않더라도 이미 각 조직과 개인들은 알고 있으니,
회사는 방향을 먼저 고민해서 이끌어 주고 계속해서 응원과 격려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100을 달성하려면 120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고,
그렇게 믿고 있는 오너들이 많을 것이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목표를 내려주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120의 목표를 세우게 될 텐데,
목표를 일방적으로 내리는 순간 스스로 80~90으로 낮추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구성원들을 먼저 믿고 맡기는 것이 현명한 평가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지혜로운 여인은 자기 집을 세우되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그것을 허느니라"(잠언 14장 1절)
출처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지은이 : 조영준)
'쉼터 > 크리스천 경영인과 직장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 승리 후 변심 (0) | 2025.04.19 |
---|---|
[0-8] 관행 (0) | 2025.04.18 |
[0-10] 승진은 과연 필요한가 (1) | 2025.04.16 |
[0-11] 좋은 사람을 뽑는 방법 (1) | 2025.04.15 |
[O-12]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고통 (0) | 2025.04.14 |